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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과 우리 몸 이야기

뮤지컬 '순 신' 운동재활/컨디셔닝 지원 후기

by 스포츠의학 전문가 둘리 2023. 11. 27.

안녕하십니까 스포츠의학 전문가 둘리 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업무량도 점점 많아지고, 그간 신생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정신없이 살다 정신차려보니 블로그가 너무 오래 방치되어 있었네요;;

뮤지컬 '순 신'

 

오늘은 이론적인 내용이나 학술적인 내용보다 11월 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순신' 의 배우들님과 무용수님들의 운동재활/컨디셔닝 스텝으로 지원 업무를 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몸상태를 케어하며  짧은 시간 동안에나마 컨디션을 개선시키고, 공연에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셔닝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왔습니다. 

 

일단, 배우님들과 무용수님들의  몸상태는 예상 했던것보다 훨씬 안좋았습니다. 솔직히, 이런 표현을 하는것이 당사들께는 죄송스럽지만,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발목만 연골, 인대, 뼛조각 등등 6회 수술, 아킬레스 파열, 종아리근육 파열, 어깨 회전근개 파열, 골절 후 방치 등 정말 다양하고도 심각했습니다. 요통, 두통, 목/어깨 결림은 거의 모든 배우들과 무용수들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몸 상태들로 연습과 리허설을 해왔고, 11월 내내 매일같이 공연중이라는 것이죠.  

배우들과 무용수들

 

하루 3시간에서 5시간 남짓 근무하는 동안 정말 배우님들과 무용수님들이 쉴틈도 없이 밀려듭니다. 

"선생님 저 테이핑 좀 해주세요", "선생님 어깨가 너무 불편해요", "선생님 팔이 안 올라가요", "선생님 목이 안돌아가요"

정말 다양하고도 다이나믹한 몸상태들로 찾아오십니다. 테이핑, 스트레칭, 그리고 근본적으로 본인의 몸을 관리하는 방법과 간단한 운동방법 이라도 알려드리려 주어진 시간안에서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1% 라도 몸 상태가 개선되거나,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숙지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줘야겠다 하는 마음이 절로드는 상황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도 다들 좋은 분들이어서 그런 마음이 더더욱 올라왔던것 같네요.

 

이분들의 연령은 다양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단원들이 20-40대 입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도, 어찌보면 아직 어린나이에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55세이상부터 발생하는 퇴행성 또는 과사용에 의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게도 직업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굉장히 강도높게 연습, 공연등에서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고, 부상이나 손상이 발생해도 이미 진행중이거나 예정되어 있는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참아내고 견뎌내면서 몸을 쓰고 있었습니다. 피로가 쌓여도 충분히 회복 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진통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고 공연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당연한 듯 보였습니다.

 

이전의 포스팅에서도 언급 했다시피, 사람의 몸은, 특히 관절과 관련된 각종 구조물은 '소모품' 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배우분님과 무용수님들은, 일반인들이라면 50-60년 사용해야 나타나는 조직의 변화들이 이미 20-40대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굉장히 강도높고, 밀도높은 이러한 움직임과 활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분들과 저를 포함한 모두는 책임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의 '현재 몸 상태'에 대한 책임 말입니다. 불의의 큰 사고를 당한 경우가 아닌 다음에야, 지금 우리의 현재 몸 상태는 모두 본인 책임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20년, 30년, 40년, 혹은 60년, 그이상

내가 몸을 사용하고 관리하고 관심을 기울인 정도가 지금 현재에 모두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런말이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입니다. 지금 현재 몸 상태가 좋든, 그렇지 않든, 모두 본인의 탓입니다.

 

이번 뮤지컬 '순 신'의 Physio Staff 로써의 후기는 제가 배우님들과 무용수님들의 몸상태를 보며 일하는 내내 생각했던 그 부분이 결론이 될 것 같습니다.

 

"몸상태는 어떻게 쓰느냐, 어떻게 써 왔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몸을 올바르게 잘 사용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달라질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지금부터 본인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귀하게 잘 아껴 쓸 수 있도록 관리 해 보시죠.